[단독] 왜관공단 60대 용접공 추락사…아들 "직원들 50분간 아무 조치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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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왜관공단 60대 용접공 추락사…아들 "직원들 50분간 아무 조치 안해"

아들 "모든 책임자 엄중 처벌 원한다"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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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공 A씨가 대형 사다리의 고장으로 추락하는 모습.

 

칠곡 왜관공단 모 공장에서 용접작업을 하던 60대 남성이 고장난 사다리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용접공의 아들은 “아버지가 떨어졌는데도 주변에 있던 직원 7~8명이 신고도 하지 않고 50분간 방치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아들 김모씨에 따르면 용접공 A씨는 지난 1일 낮 12시쯤 왜관공단 모 회사에서 용접작업을 하던 중 2.5m~3m에 달하는 사다리의 고장으로 추락하면서 바닥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혔다. A씨는 회사 정직원이 아닌 단기 근로자로 고용돼 일하고 있었다.

 

당시 공장에는 A씨 외에 일을 시킨 업자와 직원 7~8명이 있었다. 하지만 직원들은 A씨가 사고를 당했는데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사다리에서 떨어진 A씨는 충격으로 일어서지 못했고, 50분간 바닥에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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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A씨가 바닥에 누워있고, 다른 직원이 사다리를 고치고 있다.

 

김씨는 “아버지가 다친 걸 알았는데도 직원 5~6명은 아버지를 두고 밥을 먹고 오거나, 주변에서 담배까지 피웠다. 심지어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고장 난 사다리를 고치는 직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현장에서 차로 3분 거리에 칠곡소방서 금산119안전센터가 있었지만 119에 신고하지 않았다.

 

결국 사고가 난지 50분이 지난 후인 12시50분쯤 일을 시킨 업자가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A씨를 업고 차에 태웠다. 왜관공단과 구미강동병원은 약 25km 거리로 평소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업자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8분. 왜관공단에서 병원까지 1시간 18분이 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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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결국 골든타임을 놓쳤고 아버지는 수술도 못해보고 중환자실에서 3월 10일 오후 1시 15분에 돌아가셨다”며 “사고 현장에 7~8명이 있었는데 119를 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회사 측은 하청을 준거라고 책임 전가만 하고 있고 산재처리 및 사과 한 마디 없다”며 “근로계약서 미작성, 4대 보험 미가입, 안전화, 안전교육 등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현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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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50분 후 A씨가 업혀서 차로 이동하고 있다.

  

김씨는 “아버지는 술, 담배도 하지 않으시고 평소에 등산을 자주 하셔서 30대의 체력을 가지고 계셨고, 해당 업무를 40년 가까이 하신 분”이라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어이가 없고 슬프다”고 했다.

 

이어 “개인 합의나 돈으로 보상을 받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사건과 관련된 모든 책임자들의 엄중한 처벌을 원한다”며 “단순 업무상 과실치사가 아닌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처벌받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사건은 김씨가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려 21일 현재 2천1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김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절차를 진행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공장에서의 안전조치 미비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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